오늘2019. 5. 19. 04:08

hey scot!
그 날은 저녁 늦게 퇴근 하는 날.
한 외국인이 주문을 못하고 고민하고있었다.
뭔가 도움이 필요해 보였고 볼이 빨개 마치
어디선가 1차를 하고 온 듯 해보였다.

뭔가 먹을거리가 필요하다고 한 스캇은
내게 추천을 부탁했고 나는 소고기볶음밥을 추천했다.

요즘 영어공부 삼매경인 나는
혼자 한국에 온듯한 이 분과 small talk을
해보고자 그가 밥을 먹고 나올 때
how was food? 이라며 얘기를 걸었고
요즘 나는 본조비의 ill there for you 노래를 듣고있는데 너무 좋다며 말문을 텄다.

그는 상냥했고 매우 친절했다.
비지니스 차 이 근처의 호텔에 묶게 됬는데 호텔 저녁식사비가 한 끼에 6만원 이상이라 엄두도 못내고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이러쿵저러쿵 대화를 하다가 한계를 느낀 나의 짧은 영어실력에 무한한 실망감을 느끼고

그 다음 날이되어 나는 퇴근을 하려고 정류소에 앉아있었다.

그런데 저~기서 누가 봐도 스캇인 몸매로
뒤뚱뒤뚱 앞만 보고 걸어오는데 넘  반갑고 그 모습이 귀여워 또 한 번 말을 안 걸 수가 없었다. 1분뒤 도착 예정이었던 버스를 보내고 스캇과 다시 한 번 스몰톡을 했다.

스캇은 또 다시 어디론가 저녁 먹을 곳을 찾고있었고 어딜로 가야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내가 영어 대화가 조금이라도 매끄럽다면 같이 밥먹자고 제안 했을텐데... 다시 올 버스가 9분밖에 안됐지만 그 시간이 얼마나 길어 보이던지 혹시나 이 착하고 젠틀한 아저씨에게 실수를 하지 않을까 해서 더욱이나 진땀뺐다.
지나가는 송도 투어 버스를 보며 괜히 저거 타보라고 투어버스인데 송도를 순회한다고 내가 타본 경험은 없지만 상식으로 팔고 스몰톡을 이어나갔다

그 때 낙엽만 굴러가도 까르르하는 중학생 무더기가 우리 사이를 지나갔다 어떤 여자 아이들이은 저 멀리서부터 매우 크게 웃으면서 지나갔고 그때부터 스캇은 그 웃음소리를 의식하며 그 친구를 보길래 뭔가 할 말이 있나 했는데

자기 때문에 웃는거 같다고 나는 스킨색도 다르고 머리색도 다르다고 웃으면서 얘기하는데 아니 왜그렇게 신경쓰는지 내가 다 속상했다 오해하지말라고 그냥 저 여자아이는 매사 웃는 아이라고 직답해버렸다.

스캇은 한국에 2주동안 있을 예정이었고 한국에 와서 처음 사귄 친구라며 기념사진을 찍자고 했다. 그가 주섬주섬 꺼낸 핸드폰은 블랙베리일 것 같았으나 아이폰 5인지 뭔지 아담한 폰을 꺼내서 귀여웠다.
같이 사진을 찍고 내 걸로도 한 번 찍었다.
하..
영어

그냥 간단하게 표현해도 될 것을 늘 깊게 생각하느라 말할 기회를 넘겨버린다.
다음엔 꼭 이 표현을 써봐야지 싶다가도
늘 상황에 닥치면 어려운 단어만 생각하고 있다.

다음에 또 스캇을 마주히게 될까?
그 땐 미세먼지 마스크를 선물해주어야겠다.
그는 내 마스크를 보고 신기해했다.
하늘 맑은데 왜쓰냐며
스캇아저씨 한 달 살아봐요.
귓바퀴에 먼지쌓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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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양갱
오늘2017. 12. 11. 19:34

2017.12.10일

 

할머니가 돌아가신 지 열흘 째 되날 이었다.

날씨는 춥지만 견딜 수 있는 날이다.

 

 

뮤지컬 수업을 듣는 학생으로부터 어떻게 어떻게 연결이 되어

학생 사촌오빠의 제안으로 환경 음악봉사 NGO에 등록하게되었다.

 

 

늘 봉사단체에 가입해 어려운 계층을 돕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매월 돈으로 납부하는 것도 매주 요양원에 찾아가는건 취준생으로 부담스럽다고 느끼다보

직장이 제대로 잡힐 때까지 미루고 있었다.

그린풀하모니는 마침 내가 가진 재능을 살려 봉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솔깃했다.

 

 

졸업하고 나서 합창을 할 기회가 없어서 늘 사람들과 함께 다시 하모니를 이루고 싶은 갈망이 있었는데

이런 기회로 자유롭게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게다가 평소에 환경에도 관심이 있던 나는 이러나 저러나 일거양득으로 취지가 부합해 망설임 없이 가입했다.

 

 

들어온지 2주 된 시점에서 첫 봉사활동이 잡혔다. 

안산에 있는 테레사 수녀원에서 몸이나 마음으로나 할머니 할아버지의 마음을 채워줄 작은 음악회.

 

 

들어와서 연습을 두어번 밖에 못해 아직 박자가 숙달이 안된 곡도 있었지만.

합창은 지휘자와 끊임없이 교류하며 이뤄지는거니까

지휘자 선생님에게 내 박자와 가사를 맡겼다.

 

지휘자 선생님께서 간단히 인사를 하는 동안

나는 한 분 한 분 동그랗게 모여계신 노인분들을 보았다.

손을 공손히 모으고 기대 가득찬 똘망똘망한 눈빛,

손꼽았던 순간을 맞이하는 것 마냥 영락없는 아이의 모습으로 순수한 모습으로 우릴 기다리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보니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에 눈치없이 눈물이 맺혔다.

평소에 할머니 앞에서 노래를 자주 들려들었으면 좋았을텐데,

우리 가족만큼은 더할나위없는 퀄리티로 보여드리겠다는 욕심으로

기다려달라 기다려달라 하며

하나뿐인 손녀가 재롱 떠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나날들이 아쉽고 다시오지 못할 날들이 그리워서였다.

 

그 곳에 앉아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노랠부르는 내내

행복한 얼굴 박수도치고 따라부르시며 호응해주셨다.

 

 

한 할머니께서 우리가 끝나기도 전에 오셔서 합창단원 한분 한분 손수 포장하신 사탕봉지를 나눠주셨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우시기도 하고 그 마음이 너무 감사하다.

 

 

 

 

노래가 끝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한분한분 손을 꼭 잡고 건강하게 행복하게 사시라고

내년에 또 오겠다고 약속드리며 인사를 드리니 가슴이 너무 뭉클해서 얼른 나오게 되었다.

 

비록 장소도 협소하고 피아노의 음향이 좋지 않아 앰프에서 기타소리가 나는 신기한 광경이 벌어졌지만

그런게 다 무슨 소용있을까 진심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움직이는건데

그 마음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느껴졌으리라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 할머니가 쓰시고 남은 기저귀와 패드를 기부도 할 수 있었고

우리 할머니 또한 독실하신 천주교 신자였기 때문에 수녀원 봉사 활동이 더 보람있게 느껴졌다.

 

평소 춥고 삭막하게 느껴졌던 안산의 이미지였는데 그 날 만큼은 따뜻한 색깔이 입혀진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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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양갱
오늘2017. 12. 5. 19:43



지난 월요일
월요병과 주말 후유증으로 온갖 빡이 머리끝까지 올라와 감정조절제어 능력이 상실된 우리 직딩몬들의 제안으로
홍대에서 만나 바베큐파티를 했다.

오자마자 응삼이는 퇴사결정을 단디했다며 선포했고
이뎐 또한 이번 주에 퇴사를 얘기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말 들을 때마다 취직을 점점 미루고 싶기도하고
가끔은 그런 스트레스마저 부러울 때가 있다.

물론 직장스트레스를 달고 사는 당사자는 괴롭기 때문에
주마다 썩어가는 친구들의 얼굴을 보면 너무 안쓰럽지만
친구들이 백조 스트레스를 안받았으면 하는 맘에
괜히 노파심난다.

그 날 나는 노동부에 가서 직업교육 신청도 하고
대학로에서 교육상담도 받고 와서
나름대로 앞으로의 계획을 발동 걸어놨다.
2018을 달릴 준비도 머지 않았네.
다들 새로운 스타트를 계획하며
술 한잔 하다보니 빡침은 많이 가라앉았다.
여전히 대화의 절반이 욕이지만...
회사가 애들 입에 사포를 맥이나

홍대 base camp는
바베큐파티를 도심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색적인 식당이었다.
뭔가 그.. VJ특공대에 나왔을 것 같아.
사실 고기맛을 엄청 기대하지 않았는데
넘나 맛있어서 놀랬어..
삼겹살에 양념칠을 뭘 어떻게 하신거지?

들어가기 전에 장작을 패고 계셔서 재밌었다.
쇼맨쉽인줄 간판사진을 찍고있는데
장작파편이 담넘어 튀어나와서 깜짝 놀랬습니다.

사장님이 서비스로 주신 껍데기도 넘나 맛있고..
셋이서 10만원 가까이.. (쳐)먹었다고 말하는게 맞는듯

일산에서 신림에서 그리고 인천에서
의리로 모인 급만남이라 그런지 더 즐거웠다.

우리 존재 파이샤
후반파샤...
시방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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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양갱
오늘2017. 12. 1. 17:20

​​​



TO.친애하는 임영순 여사님께❤️

할머니 올해 우리 일본가기로 했는데
할머니 힘들지 않은 코스로 계획해서 온천도 가고
좋은 호텔에서 잠도 자고
예전에 할머니 집 앞에서 돗자리 깔고 밤하늘의 별보면서
아빠 뒷담도까고 엄마 흉도보고ㅋㅋ
도란도란 얘기나눴던 것 처럼 올해 그러기로 했는데
할머니 혼자 더 좋은 낙원으로 가버렸구만!

조금만 기다려주시지
할머니, 명절만큼은 할머니랑 함께 있어야하는데
엄마랑 다투다 아빠까지 시끄러지는거 너무
지겨워서 집 나가서 목욕탕에 갔었어요.

목욕탕이나 시장은 명절마다 할머니랑 갔던 곳인데
올해는 개인 플레이 해버렸네..
그 날 그래도 나 할머니랑 삼촌이랑은 저녁은 같이 먹어야 도리다 싶어서 때밀고 나와서 친구 버리구 집에 들어 온거였어요.

그냥 다 싫었어 그 땐 왜그랬는지 몰라.
속상하기도하고 그 날 맘도 안좋아서 술마시고 들어와서
할머니 잠 방해한 것도 미안하구..

왜 하필 할머니랑 함께 한 마지막 명절이 그렇게밖에
못했나 몰라 너무 서럽고 한이되요.

얼마 후 창공이 오빠 결혼식날 할머니 너무너무 곱고 예쁜 모습 봐서 내가 우리 할머니 너무 자랑스러웠어요.

창공이 오빠 결혼을 축하하고자 하는 마음에 축가를 준비한 것도 있지만
우리 가족들 앞에서 정식적으로 내가 공연하는거 보여주는 자리라서 더 열심히 준비했어요.
그래도 내가 춤추고 노래부르고 연기하는거 할머니께 짧게나마 보여드릴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고 좋았는지 몰라. 그 때 도와준 동기들 챙기느라 또 할머니랑도 얘기 많이 못하고 참 뒤늦게 아쉬운게 너무 많네요.

할머니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게 어머니란 의미를 알게 해주신 분인 것 같아요.
가족들에게 받은 상처를 유일하게 이해해주시고
날 보듬어주신 나의 멘토선생님이었어요.

사촌들 다 남정네들 사이에서 손녀 저 한명뿐이라 은근히 소외됬는데 할머니가 더 챙겨주시고 나를 여자라고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든든하게 항상 내 옆에서 지켜 주셨던 것 같아.

할머니, 생각나시죠. 어릴 때 제가 할머니랑 같이 할아버지 산소에 가면서 연애소설 읽고있던건데 그거 하나로 지금까지 독서광이라며 동네방네 칭찬하고 다니시고 할머니가 묘에 난 잡초 다 뽑았으면서 내가 다 정리했다고 야무지다고 공을 내게로 돌리시구.. 진짜 울할머니 참..

할머니가 참 보고싶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대충 얘기했을 때도 할머니는 다 이해해주시고 그런 사람 만나라며 연애상담도 해주셨는데.. 그 때 결심했어요. 그 사람 다시 만나면 바로 할머니께 달려가 할머니가 해주신 밥 셋이서 맛있게 먹고, 김장도 뚝딱 도와드리고 잠깐 눈 부쳤다가 이 앞 별이 내리쬐는 시골길 코비데리고 산책갔다 오겠다고..

할머니 보고싶다요!!!
지난 봄에 나 많이 힘들었잖아요. 부산에서 올라온지 얼마 안된 한참 벚꽃 만개하던 날에 할머니랑 신길온천에서 같이 목욕한 날이요.
그 때 할머니랑 있으면서 저 많이 힘냈습니다.
그 온천에서 저 5살 때,
할머니가 나 머리 감겨주다가 거품이 눈에 들어가서
그 곳 목욕탕을 한바퀴 돌면서 살려달라고 울면서 뛰쳐다녔는데 20년 후에 내가 할머니 등밀어주면서 그 얘기하니까 감회가 어찌나 새롭던지....할머니 보고싶어요.
할머니댁 갈 때마다 항상 준비되어있는 요구르트도 보고싶고 항상 준비되어있는 할머니의 새 잠옷들도 그리고 갓 빨아놓은 이불들도 덮고싶고 설날 때마다 은행에서 미리 뽑으신 새돈들도 할머니 책장에 있는 책들 염주 하나하나 할머니랑 다시 함께 그 공간으로 가고싶어요. 할머니 너무 고마워요. 아무것도 아닌 저를 항상 최고의 사람으로 만들어주셨던 할머니.

제사향이 코 끝에 닿으면 조상님께 제사드리는 저희 뒤에서 함께했던 내음새로 익숙해져 있는데 할머니는 이제 제 앞에 계시네요. 기꺼이 팔십 만빵 딱 채우고 가는구만 역시 울할머니답다. 할머니 이제 제 절 받으시고 이제 아픔과 걱정없는 곳에서 행복하게 지내세요. 할머니 사랑해요. 팔순 축하드립니다.



Posted by 정양갱
오늘2017. 11. 27. 22:44




은근히 주안에도 숨겨진 좋은 음식점 혹은 술집이 있다.
나는 시장통같은 공간을 좋아하지 않아서
손님은 많이 없어도 그 음식점의 색깔을
지조있게 지켜내는 곳을 좋은 음식점이라고
평가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면에서 이 곳은 합격 쾅쾅쾅이었다 별이 다섯개!!
물론 내가 처음 간 날이 월요일 저녁이라는 점은
무시할 수 없지만
칵테일이 5천원부터 시작해서 부담도 없었고
뭣보다 포켓볼을 칠 수 있는 대대가 있어서
사람만 없으면 실컷 놀 수가 있다.

이거 사실 나만 알구 싶은 곳인데
좋은건 또 같이 나눠야지 그러다보면
소비자수요를 파악한 사장님들이
이런 류의 식당들을 차려 곳곳에 생기지 않을까?
헤헤헤

대한민국 사업주들 흥해라~
악덕사업주는 망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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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양갱
오늘2017. 11. 26. 01:21








애인이랑 데이트약속이 없다하면
금욜마다 꼭 연락오는 친구 3명이 있는데
오늘도 그 중 한 명에게 금욜알람을 받고 나갔다.
오늘은 이뎐알람 뎅뎅뎅

오늘 나는 아침에 시험을 봤는데
역대급 난이도로 나와서 멘탈이 흔들린데다
시험보고 나와서는 비까지 세차게 쏟아내려서
홀딱 맞고 집에오니 피곤피곤열매가 한보따리였다..

이런 날은 캔맥주랑 피자나 시켜서 집에서 영화나보다가
스르륵 잠들고싶은데
이지연의 허파에는 신바람이 들어갔는지..
왜 밖을 못나가서 안달났늬 왜그러늬

집에 온 이뎐에게
우선 엽떡과 맥주를 맥여서 좀 재우고 귀차니즘을
전도하려는 큰그림을 그렸다

먹고 바로 뻗어서 2시간 좀 넘게 자고 일어났다.
"지여나 이제 좀 귀찮지?"
"아니ㅋ 많이잤다 얼른 준비해 나가자"

하..
서울에서 시간걸려온 친구에게
실망시키고 싶진 않고
그러나 나의 심신은 지쳐있고..
결국 집 근처에서 조용히 놀기로 합의를 보았다.

그러다 찾은 곳이 여기 '오뎅야'
주안 사랑병원 뒷쪽 골목으로 가면 있는
아담한 가게인데 일드에 나오는 심야식당같은 느낌이다

오뎅들이 즉석에서 익혀지기 때문에 습한 기운으로 연기가 자욱하다.

청하 하나주세요!!
오뎅이랑 청하가 정말 잘어울렸다.

한잔 두잔 마시며
이뎐이 무겁게 담아두었던 여러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그걸 듣고나서 괜히 미안해졌다.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이유가 다 있는데
거기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아서

비슷한듯 비슷하지 않은 우리의 가치관을 공유하면서
오붓하고 따뜻한 시간이 흘러갔다.

결국엔 스테이지를 밟아야지만 끝이났다....
체력방전 꽥
Posted by 정양갱
오늘2017. 11. 22. 23:16




어릴 때 가족들끼리 주말마다 등산을 가면
꼭 절을 들렸다.아빠는 약숫물을 받아오고
엄마는 공양과 기도를 드리러 들어갔는데
종종 나도 따라 들어가 절을 하고 기도도 하곤했다.

나의 소원은 항상 같았다.
'피아노 갖고시퍼요 부처님 사주세욤'
갖고 싶은게 있으면 용돈모아 사셈 주의자이신
우리 부모님께서는 내게 인형 하나 사주시지 않았다.
그래서 난 믿을건 부처님뿐! 하며 빌고 또 빌었다.

이제 경제적인 자립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며
계속 위시리스트엔 피아노가 가장 맨 위에 있었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피아노구입을 미뤘고

결국 올해가 가기 전에 그 소망이 이뤄지는 순간이 왔다.
너무나 오래동안 간직했던 터라
사겠습니다- 돈 띡- 주소 여기요-
이렇게만으로 내 방 안에 모실 수 있다는게
떨떠름하고 믿기지가 않았다.

발품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낙원상가를 부평지하상가의 악기버전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마음을 단단히 먹으며 절대 호갱이 되지 않겠다고 무서운 손님용 얼굴로 갈아끼우고 갔는데
생각보다 시세는 거기서 거기라 다르지 않았고
상가도 다리아파 죽을 걱정 없이 넓지도 않았다.

나는 한 6~7군데를 방문을 했는데
다 한층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돌아다니면서 사려는 가격대만 제시해드리면
알아서 물건을 보여주신다 그 것들을 비교해보면서
가격과 음질의 한계를 정해두면
사려고 하는 물건의 윤곽이 얼추 잡히게 된다.

그렇게 3군데 정도 장바구니•찜콩 가게가 생긴다.
괜찮은 곳이 있으면 명함을 받아 놓고 나중에 비교하는 것이 좋다.
같은 모델인데 가격이 비싼 것부터 버려나가면
한 두개가 남는데 이 때부터 고민충이 알을 깨고 나온다.
나는 삼분정도 복도에서 고민을 했고
casio회사의 cdp130을 사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집에가서 찾아보니 인터넷이랑 가격이 거의 비슷하다.
뭐 직접 소리도 들어보고 샀다고 생각하면 뭐.... 이런 (씆)

처음부터 비싼거 사지말고 쓰다보면 감안할 것들이 생긴다. 나중에 돈 더 모아서 종합적으로 고려한 내게 맞는 피아노를 살 수 있을 것 같다.
음질이 엄~청 마음에 드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엄~청 전자악기 느낌이 나는 것도 아니라 괜찮다.

집에 얼른 들어가고 싶은 이유가
푸림이 말고 하나 더 생겼네 기분 좋다

어릴 때부터 고모네 가면 할머니는 꼭 피아노 쳐보라며
못해도 좋으니 뭐라도 쳐보라고 하셨다.
내가 연주하는 피아노소리를 정말 좋아하셨는데
얼른 들으셔야죠 할머니~

Posted by 정양갱
오늘2017. 11. 21. 02:04





방과후 월급 타면 회 한번 지대로 쏘겠다고 했는데
바빠서 미루다가 이제야 대접해드리게 됬다.

할머니가 위독하셔서 쓰러지시고 제일 힘들었을 아빠.
갑자기 일어난 많은 일들에 처리할 것도 너무 많아
지쳐 있다.

집에가서 혼자 밥 차려 먹기 힘들다고 카톡이와서
집 앞 횟집에 앉아계시라고 하고 부랴부랴 왔다.

밥 잘 먹고 다녀야하는데
많이 야위었다.
저녁 때 일하느라 아빠랑 같이 밥을 못먹어서 아쉬웠는데
일을 그만두니
이렇게 오랜만에 같이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다.

강하디 강한 아빤데 얼굴에 우려와 근심이 가득하니
마음이 안좋다.
할머니의 상태로 봐선 이미 시한부로 기정사실화 됬으니
그 사실을 알고 지켜보는 자식은 얼마나 힘들까
슬픔을 헤아릴 수 없겠지

자식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어 미안할 따름이다.

아무튼 회는 참 맛있다.
자연산이라 그런가 살코기가 부드럽네

앞으로의 계획도 얘기나누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오랜만에 웃음을 지었다.

아빠 돌아가시고 땅치고 후회하지 말고
살아있는 이 순간 한 장면 하나하나
기억하고 소중히 해야지.















Posted by 정양갱
오늘2017. 11. 16. 23:22




사당에서 연습을 마치고 집에 가려는데
이뎐의 급만남 주선
맨날 빽순대 빽순대하더니 드디어 먹어보는건가
응삼이도 꼬셔서 저 멀리 일산에서 수댕이랑 날아왔다.

여기는 백순대 상가라고 해서 회센타같이 테이블 몇 개씩 구역이 나뉘어서 여러개의 식당이 모여있는 곳인데
입구에 드나들면 여기로 오라 저리로 오라며 친히 반겨주신다.
전라도출신의 남친이 있는 친구 덕분에 다른 선택장애 없이 전라도집 미자네루 왔다.(선정사유 매우단순)

기대했던 백순대는
정말 백순대 그 자체였다. 희무끄레한 색깔의 순대.

내가 21살에 순대곱창으로 소주를 배웠던지라
소주가 참 잘 들어갔다.
사실 소주 맛을 좋아하진 않는데 가끔 이렇게 안마실 수 가 없는 안주가 나오면 소주가 쓰지 않고 맛있을 때가 있다. 기분탓인가

미자처럼 사장님은 정말 친절 하시다.
장사를 잘 할수 밖에 없으신 것 같다.
농담하시고 도망가시고ㅋㅋㅋ 귀여우신 사장님
서비스로 종이컵에 복분자 원액을 소주에 타 먹으라고 가져다 주시는데 한 컵으론 부족해 몇 번 부탁드렸다... ☺️❣️

센스있게 소주로고를 업체명으로 패러디해 하나하나 붙이시고 미자처럼으로 주세여 하니까 저거 맘에 드냐고 저렇게 스티커도 그냥 갔다 주셨다ㅋㅋㅋㅋ

복분자 서비스도 그렇고 여러가지의 디테일이 좁은 가게안이라도 곳곳에 숨쉬고 있어 사장님이 장사하시는데 애착을 갖고 계신다는 것을 자연히 느낄 수 있었다.

나중에 비벼먹는 볶음밥도 참말로 맛있었다
재방문 의사 1000% 이렇게 손님을 사랑하는 사장님은
다시 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신림가면 또 들려야지.




Posted by 정양갱
오늘2017. 10. 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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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지혜와 부평데이트를 결심했다.
맨날 저녁에 술이나 먹는 약속 잡다가
이렇게 낮에 만나 토끼정에서 데이트 코스다운 식사를 하고 페북에서 핫하다고 뜰법한 카페를 다와보니 뭔가 다시 고등학교 때나 20대 초반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여기 모두락카페는 보드게임,안마의자,포토존,매니큐어,달고나 만들기등등 할 게 너무너무 많아서 사실 조용히 앉아서 근황토크를 하기에는 집중력이 산만해지는 곳이었다.

달고나는 오랜만에 만들어봐서 재미있었는데 소다를 넘 많이 넣어서 엄청 부풀었다 국자 밖으로 막 흘러내리고 폼페이 화산인줄.
게다가 맛도 드럽게 없고 써서 엡베베베 버렸다.
지혜거는 다행히 소다를 조금만 넣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뉴뉴

달고나를 만들어보니 몽글몽글 초등학교 때 학교 앞에서 자주 먹었던 달고나 가게가 생각났다. 빵은 200원.
망치,별,자동차등 그림 달고나는 100원.
그거 한번 제대로 오려보겠다고 바늘에 침을 촉촉 뭍혀서 뚫었는데 한 번도 성공한 적은 없었다. 그냥 빵을 먹는게 가장 행복해서 그림달고나는 잘 먹지 않았다.
부풀어 오른 그 촉촉한 설탕맛은 어릴 때 최고의 간식이었음!
뽑기 할아버지 그 때도 나이가 지긋하셨는데 지금쯤 지상에는 계시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리운 할아버지. 그리고 맛있는 달고나.

지혜랑 근황수다를 떨면서도 이것 저것 할건 다했다...
지혜가 요즘 미모가 물오르고 있고 여성스러워져서 그런지 여기 인테리어랑 참 잘 어울렸다.
사진이 다 잘나와서 뿌듯.
나는 뭔가 꽃이나 여성스런 이미지랑은 잘 안어울리는지 건진 인생사진 따윈 없었음.

지혜와는 너무 어랜만이라 사실 알바 가기 전까지 할 말이 미처 끝나지 못했던 것 같다..
덕분에 알게된 취성패.
알아보구 슬슬 취업을 계획 해 봐야겠다😊 설레네

Posted by 정양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