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19. 5. 19. 04:08

hey scot!
그 날은 저녁 늦게 퇴근 하는 날.
한 외국인이 주문을 못하고 고민하고있었다.
뭔가 도움이 필요해 보였고 볼이 빨개 마치
어디선가 1차를 하고 온 듯 해보였다.

뭔가 먹을거리가 필요하다고 한 스캇은
내게 추천을 부탁했고 나는 소고기볶음밥을 추천했다.

요즘 영어공부 삼매경인 나는
혼자 한국에 온듯한 이 분과 small talk을
해보고자 그가 밥을 먹고 나올 때
how was food? 이라며 얘기를 걸었고
요즘 나는 본조비의 ill there for you 노래를 듣고있는데 너무 좋다며 말문을 텄다.

그는 상냥했고 매우 친절했다.
비지니스 차 이 근처의 호텔에 묶게 됬는데 호텔 저녁식사비가 한 끼에 6만원 이상이라 엄두도 못내고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이러쿵저러쿵 대화를 하다가 한계를 느낀 나의 짧은 영어실력에 무한한 실망감을 느끼고

그 다음 날이되어 나는 퇴근을 하려고 정류소에 앉아있었다.

그런데 저~기서 누가 봐도 스캇인 몸매로
뒤뚱뒤뚱 앞만 보고 걸어오는데 넘  반갑고 그 모습이 귀여워 또 한 번 말을 안 걸 수가 없었다. 1분뒤 도착 예정이었던 버스를 보내고 스캇과 다시 한 번 스몰톡을 했다.

스캇은 또 다시 어디론가 저녁 먹을 곳을 찾고있었고 어딜로 가야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내가 영어 대화가 조금이라도 매끄럽다면 같이 밥먹자고 제안 했을텐데... 다시 올 버스가 9분밖에 안됐지만 그 시간이 얼마나 길어 보이던지 혹시나 이 착하고 젠틀한 아저씨에게 실수를 하지 않을까 해서 더욱이나 진땀뺐다.
지나가는 송도 투어 버스를 보며 괜히 저거 타보라고 투어버스인데 송도를 순회한다고 내가 타본 경험은 없지만 상식으로 팔고 스몰톡을 이어나갔다

그 때 낙엽만 굴러가도 까르르하는 중학생 무더기가 우리 사이를 지나갔다 어떤 여자 아이들이은 저 멀리서부터 매우 크게 웃으면서 지나갔고 그때부터 스캇은 그 웃음소리를 의식하며 그 친구를 보길래 뭔가 할 말이 있나 했는데

자기 때문에 웃는거 같다고 나는 스킨색도 다르고 머리색도 다르다고 웃으면서 얘기하는데 아니 왜그렇게 신경쓰는지 내가 다 속상했다 오해하지말라고 그냥 저 여자아이는 매사 웃는 아이라고 직답해버렸다.

스캇은 한국에 2주동안 있을 예정이었고 한국에 와서 처음 사귄 친구라며 기념사진을 찍자고 했다. 그가 주섬주섬 꺼낸 핸드폰은 블랙베리일 것 같았으나 아이폰 5인지 뭔지 아담한 폰을 꺼내서 귀여웠다.
같이 사진을 찍고 내 걸로도 한 번 찍었다.
하..
영어

그냥 간단하게 표현해도 될 것을 늘 깊게 생각하느라 말할 기회를 넘겨버린다.
다음엔 꼭 이 표현을 써봐야지 싶다가도
늘 상황에 닥치면 어려운 단어만 생각하고 있다.

다음에 또 스캇을 마주히게 될까?
그 땐 미세먼지 마스크를 선물해주어야겠다.
그는 내 마스크를 보고 신기해했다.
하늘 맑은데 왜쓰냐며
스캇아저씨 한 달 살아봐요.
귓바퀴에 먼지쌓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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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양갱
생각서랍장2019. 5. 19. 03:34
나는 그동안 건방졌으며 내가 잘난 줄 알았던 그저 꿈많은 허영녀였다.

나도모르게
행복이 성공에서 비롯된다는 관념을 지녔고
그 성공은 비단 사회적인 명예와 출세를 갖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멋있으니까 큰 스케일을 이뤄내야만 그것이 해냄이라는 것이라고 마땅히 여겼으니까.

행복은 가까이에서 찾는 것이라는 얘기들을 포함해 소소하게 느끼는 힐링같은 것들이 행복이라는 말이 그저 성공을 위해 잠시 쉬어가는 멘탈 정비 과정 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결코 오래 평생 지속되어야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행복은 가까이에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은 그걸 일깨워준다.

나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나 또한 여느 도시애들 가정환경에서 자라난 성공과 물질에 집착하는 사람이었다.

사실 나는 진짜 행복을 갖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나의 욕심은 명예와 사회적 위치를 갖는 것이었고, 그것은 나의 행복이 아니었다.
그것을 행복이라는 수수하고 따뜻하며 꽉찬긍정적인기운안에서 주는 안정감의 뜻으로 대변했다는 사실이 아깝다.

행복하고 싶었다.
끝내 행복을 찾았다.
하지만 또 놓쳤다.
행복은 소소하게 스며들지만
그것들을 평소 습관대로 행동해버리면
그 행복은 서서히 증발해간다.
내가 열을 내어 내가 방출시킨다.

집에서 드라마만 보며 살을 찌우는 것
일년에 가끔씩 수려한 음식을 먹으며 감탄사를 내며 감사히 먹는 것
나의 아이가 친구랑 싸우고 와서 우는 아이에게 관계에 대한 교육을 해주는 것
일을 끝내고 정산을 하며 오늘 벌어들인 소득을 계산해보는 것
가계부를 적으며 이번달은 생활비가 빠듯하지만 오늘도 난방을 틀고 수도를 쓸 수 있다는 것
싸게 산 이불이 생각보다 질이 좋아서 구매후기평을 좋게 써주는 것
1000원 주고 산 로또가 5천원 당첨이 되는 것
일마치고 와 소파에 나란히 누워서 평일드라마를 함께 시청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행복이아니고서야 뭐라 정의할 수 있을까?
과연 다른 스트레스를 감당하면서까지 나의 의무를 다한 것에 대해 온전한 행복감을 느낄까? 나는 나를 위해 살아가나 남을 위해살아가나?
잘생각해보면 행복이 뭐였는지 잘 알 수 있었다.

너무 깊이 박혀버려 뭐가 잘못된 것인지도 몰랐다.
나는 행복해지고 싶었다.
나는 그런데 그 행복을 사치라고만 느끼며
하루하루 밟지도 못할 곳만 잡으려 아름다운 청춘을 저기에 내려두고 내 에너지만 엉뚱하게 과소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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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양갱
생각서랍장2019. 5. 19. 03:14
잊었니
네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감성말고 이성으로 다시 한 번
생각해봐.
정말 그게 네 목표이자 행복인지
그럴 근거는 어디에 있는지
따져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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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양갱